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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 gens partent mais l'art reste.(사람은 가도 예술은 남아)"
시대의 천재, 이상과 김환기. 그리고 그들의 아내였던 김향안. 이들의 이야기가 안양을 찾았다.
안양문화예술재단은 27일 평촌아트홀에서 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2025년 공연예술 지역 유통지원 사업'에 선정된 창작 뮤지컬 '라흐 헤스트'를 선보였다.
'라흐 헤스트'는 천재 시인 이상과 한국 근현대 추상미술의 거인 김환기의 아내였던 예술가 김향안의 삶을 그린 뮤지컬이다.
작품은 네 명급등예상종목
의 인물과 두 개의 이야기로 나눠진다. 동일 인물인 변동림과 김향안, 그리고 그녀의 남편인 이상과 김환기의 이야기를 다룬다. 실제로 변동림은 이상과 사별 후 김환기를 만나 김향안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27일 공연에서는 향안에 최수진, 환기는 박영수, 동림과 이상은 각각 김이후와 변희상이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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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림과 이상의 이야기는 시계열 순 구성으로, 김향안과 김환기의 이야기는 역시계열 순으로 전개된다.




뮤지컬 '라흐 헤스트' 공연 모습. 사진=안양문화예술재단


동림과 향안은 과거와 미래에 존재하는 모의투자사이트
동일 인물이지만 때로는 이들이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마주한다. 동림과 향안을 이어주는 매개체는 '수첩'으로 이를 통해 과거의 자신에게 조언하기도, 미래의 자신을 위로하기도 한다.
1936년 경성의 다방 '낙랑파라'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 동림과 이상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가까워진다. 이상은 망설임 끝에 "우리 같이 죽을까? 어디 10억투자
먼 데 갈까?"라는 말로 고백하고, 이를 동림이 받아들이며 둘은 함께 떠나며 사랑을 시작한다.
향안과 김환기의 이야기는 1988년부터 되돌아 간다. 향안이 자신의 첫 전시회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김환기를 추억하자, 젊은 시절의 김환기가 축하하며, 왜 생전에 자신이 함께 그리자고 했을 때 그러지 않았냐고 장난스레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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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이 진행되며 동림과 이상은 마지막 순간과 점점 가까워지고, 향안과 김환기의 이야기는 첫 만남에 다가선다.
동림의 반대에도 예술의 완성을 위해 혼자 동경으로 떠난 이상은 건강이 점점 안 좋아지고, 동림은 이상을 찾아 동경으로 간다. 결국 이상의 마지막을 함께한 동림은 유해를 안고 조선으로 돌아오고, 자신의 미래인 향안을 마주친다.

그동안 마주쳤을 때마다 향안에게 조언만을 들었던 동림은 향안이 미래의 자신임을 깨닫고 김환기와의 만남을 망설이는 향안에게 "과거의 기억은 내가 간직할 테니 앞으로 나아가라"고 응원한다.




뮤지컬 '라흐 헤스트' 공연 모습. 사진=안양문화예술재단


2004년의 생의 마지막을 앞둔 김향안과 1936년 풋풋한 대학생 변동림의 모습을 대비하며 시작했던 극은 후반부에서 과거의 동림과 미래의 향안이 교차하며 두 예술인의 아내이자 예술인으로서 본인의 삶을 살아간 김향안의 삶을 함축한다.
찰나같이 짧고, 갑작스러웠던 이상과의 결혼 생활은 수십 년을 함께한 김환기와의 삶에 든든한 버팀목이었으며, 이상의 프로포즈에 가방 하나 들고 살림을 차리러 나섰던 결심 역시 훗날 김환기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파리와 뉴욕으로 자신이 먼저 떠난 행동의 단초였을 것이다.
모든 걸 잃은 듯한 상실과 아픔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의 자양분이 되며, 내 삶에 존재한 모든 순간을 통해 성장과 결실을 맺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비가 오면 빗방울을 세고, 노래가 흘러나오면 그 자리에서 춤을 추는 예술가의 삶을 모든 관객이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내 삶의 존재 했던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지를 전하는 메시지는 관객 모두를 관통한다.
작품처럼 미래의 향안이 현재 내 곁에 있을 수도 있으며, 또 과거 시점에서 미래인 내가 과거의 나에게로 돌아갈 수도 있다. 지금 갈피를 잡지 못해 헤매는 이라면 작품을 통해 과거와 미래의 나를 마주쳐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오는 28일에도 평촌아트홀에서 이어지는 공연은 향안 역과 환기 역은 각각 이지숙과 김종구가 맡으며, 동림에는 홍지희, 이상은 임진섭이 맡아 무대에 선다.
이준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