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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의 별잇기 예술여행]거장들의 유산이 모인 별, 호크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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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작성일26-08-03 15:12 조회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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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담부터 말하자면, 6월 어느 날 남편이 데이미언 허스트의 전시를 보는 동안 나는 미술관 카페에 앉아 데이비드 호크니의 책을 읽었다. 나만의 의미가 담긴 미학적 저항으로 끝까지 허스트를 밀어낸 날, 왜 하필 나는 호크니를 선택했을까?
손수 제작했느냐 아니냐를 두고 그 두 작가가 격돌한 때가 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는 호크니가 지키려 한 것이 손의 순수성보다 눈의 능동성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에게 직접 그린다는 것은 화가의 천재성을 증명하는 일이 아니었다. 한 사람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고, 같은 길을 계절마다 걸으며, 나무 한 그루가 어제와 오늘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자신의 몸으로 확인하는 일이었다.
허스트와 달리 호크니는 자신을 한 번도 대표작 속에 가두지 않았다. 수영장 회화로 성공한 뒤에도 사진 콜라주를 만들고 무대미술을 거쳐 풍경으로 돌아왔으며, 여든이 넘어서도 아이패드로 봄이 도착하는 시간을 그렸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에게는 정교한 구조와 공간의 침묵을, 베이컨에게는 추상 시대에 인물 구상화로 맞서는 배짱을, 피카소에게는 양식을 바꿀 자유를 배웠다. 세잔에게서는 카메라의 외눈과 달리 움직이는 두 눈을, 반 고흐에게서는 자연을 능동적으로 바라보는 열정을, 모네에게서는 변화하는 계절을 연작으로 기록하는 삶을 배웠던 호크니. 그러나 누구의 눈에도 머물지 않았다. 거장의 시선을 빌릴 때마다 자신의 몸과 기억, 당대의 새로운 도구를 보태 더 멀리 나아갔다.
카메라는 한 지점에서 한순간을 붙잡지만 인간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우리는 움직이고 되돌아보며, 방금 본 것을 이전의 기억과 겹쳐 본다. 호크니는 사진보다 정확하게 세계를 복제하려 하지 않았다. 피카소와 세잔의 다중시점을 사진 콜라주로, 모네의 연작을 비디오와 아이패드의 흐르는 시간으로 확장하면서 회화를 인간의 시각을 탐구하는 가장 현대적인 장치로 갱신했다는 점이 놀랍다.
그날 여러 전시를 본 뒤 남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물었다. 그는 허스트의 유리 상자 안, 잘린 소머리 주변을 날아다니던 파리 떼를 꼽았다. 정말 역겨웠고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잊히지 않는다는 것이 과연 예술의 가장 높은 가치일까. 충격이 기억을 점령하는 것과 하나의 그림이 오랜 시간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은 같은 일일까? 호크니의 그림은 파리 떼처럼 기억 속으로 달려들지 않는다. 부모가 나란히 앉아 있는 방, 친구 부부 사이의 빈 공간, 계절에 따라 색을 바꾸는 나무. 서로 다른 시간에 관찰한 인물과 사물, 움직이는 두 눈의 시점과 화가의 기억이 포개져 있어 한 번에 다 읽히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기억의 창고에 들어갔다가 시간이 흐른 뒤 일부러 다시 꺼내 보게 된다. 그때마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시선과 거리, 시간과 관계가 모습을 드러낸다.
호크니가 죽는 순간까지 늙지 않았던 것은 자신의 이미지를 더 강하게 만드는 대신, 거장들이 건네준 새롭게 발견하는 인간의 눈에 동시대의 감각과 기술을 더해 회화가 아직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새롭게 물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여 천국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을 호크니에게 이 글을 보낸다.
“카드(KARD)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룹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저희를 생각하며 ‘옛 명곡’ 삼아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7년 데뷔 후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혼성 K팝그룹으로 입지를 굳혀왔던 그룹 카드가 지난 28일 정규 1집 <웨어 투 나우?(파트.투):노웨어>(Where To Now? (Part.2) : NOWHERE)를 발매했다. 카드는 정규 1집 활동에 이어지는 월드투어를 마지막으로 소속사 DSP미디어와 계약을 마치고 잠정 활동 휴지기에 들어간다.
지난 21일 서울 광진구 RBW사옥에서 만난 카드 멤버들은 소속사와의 계약 해지일 뿐 카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전지우는 “계약이 끝나 각자 길을 걷게 됐지만 언젠가 다시 카드로 돌아올 수 있다”며 “쉼표처럼 각자의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BM은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누구 하나 솔로 활동으로 슈퍼스타가 돼서 다시 뭉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카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존재감을 드러낸 K팝 그룹이다. 정식 데뷔 전인 2016년 12월 선공개곡 ‘오 나나’가 46개국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며 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미국·멕시코·브라질 등 11개국 투어를 진행했고, 2017년 7월 데뷔곡 ‘올라 올라’ 발표 이후에는 유럽과 남미를 포함한 9개국 13개 도시를 돌며 해외 팬덤을 빠르게 넓혔다.
소민은 “지난 10년 활동을 돌이켜 봤을 때 데뷔 전 처음 투어를 시작한 날이 생각난다”며 “너무 들떠 공항에서 멤버들과 사진을 찍었던 날이 생생하다. 10년 전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카드는 초반부터 해외에서 큰 성과를 얻었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했다. 멤버들은 국내 인지도를 높이는 일이 활동 내내 가장 어려운 ‘숙제’였다고 말했다. 제이셉은 “이번 활동 곡이 알려지면서 이전에 발표했던 곡들도 ‘역주행’ 하면 좋겠다”며 “음악방송 1위의 꿈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정규 1집 타이틀 곡 ‘백 투 라이프’는 이들의 히트곡인 ‘올라 올라’, ‘오 나나’를 떠올리게 하는 뭄바톤(하우스와 라틴 레게톤을 섞은 전자 음악) 장르 곡이다. 카드의 마지막을 축하하는 듯한 ‘라스트 카니발’ 콘셉트로, 댄서들과 함께 풍성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곡의 프로듀싱을 맡은 BM은 “데뷔 초창기의 향이 많이 났으면 했다”며 “뭄바톤, 댄스홀 장르의 비트를 살려서 시원한 느낌을 내고자 했다. 성공적인 것 같다”고 했다. 전소민은 “카드를 생각했을 때 딱 떠오르는 음악”이라며 “섹시하고 강렬한 컨셉을 주로 해왔지만 마지막만큼은 행복하게 웃고싶다”고 덧붙였다.
카드는 다음 달 8일 서울 강남구 가빈아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유럽 10개 도시와 싱가포르 등 월드투어에 나선다. 이번 투어는 지난 10년을 정리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팬들을 대상으로 보고 싶은 무대를 고르는 투표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연에 반영할 예정이다. 소민은 “카드와 팬들의 10년을 추억할 수 있을 만한 세트리스트를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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