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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형형색색의 라벤더가 개화하고 겨울에는 흰눈이 덮힌 설경 속 한 폭의 그림같은 자작나무 숲 풍경을 자랑하는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는 인구가 약 9000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입니다. 한때 비에이에서는 수 ㎞를 걸어도 아무도 마주치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비에이 주민들은 빠르게 바뀐 환경에 시름에 빠져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비에이의 아름다운 풍경을 추천하는 게시물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해외 여행객들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의 유명 SNS 샤오홍슈에서 큰 인기를 얻으투자교실
면서 비에이는 중국인들의 인기 관광지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늘어난 여행객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비에이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마을을 찾는 관광버스가 늘고 사진 스팟에서 ‘인생샷’을 건지려는 이들로 인해 주민들은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사유지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여행객들을 막기 위해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기도 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습오션파라다이스게임
니다. 결국 마을 측은 수십년 된 자작나무들을 전기톱으로 베어내는 등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해야 했습니다.
한 비에이 주민은 “대도시에 비해 작은 마을일수록 관광객들에게 예절을 지킬 것을 요청하는 것이 더 어렵다”며 “도로와 사유지를 가리지 않고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대다수가 고통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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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친절한 문화로 ‘여행 맛집’으로 거듭난 일본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쏟아지는 해외 여행객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해외 방문객은 사상 최대치인 약 3700만명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저렴해진 엔화와 고급 호텔 수 증가, 여행객 입맛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음식 및 문화가 황금성릴게임
알려지며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를 넘어 소도시와 마을까지 여행객들이 몰려온 것입니다.
일본 주민들이 해외 여행객들의 방문 자체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고 소비를 늘릴수록 일본 경제에는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일부 여행객들의 도를 넘는 무례한 행동이 ‘오모테나시(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접대와 배려)’백경게임
를 강조하는 일본 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일본인들이 여행객들에 대한 마음의 벽을 높이고 있습니다. 외국인 유입으로 부동산·호텔·식당 등 가격이 오르자 ‘외국인 과도 수용’에 반대하는 공약을 내세운 일본 신생 정당 산세이토는 이달 참의원 선거에서 기존 2석에 그쳤던 의석 수를 14석 이상으로 늘리며 선전했습니다.



일본 도쿄 벚꽂거리를 구경하는 사람들 [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실제로 이 같은 현상은 일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도쿄의 일부 식당들은 인력 부족과 외국어 소통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외국인 손님을 안 받기 시작했습니다. 교토에는 해외 여행객들에게 기본적인 관광 예절을 강조하는 안내판이 설치됐습니다. 여기에는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지 말 것’, ‘이동 중에 사진을 찍기 위해 도로를 막지 말 것’, ‘큰 소리로 대화하지 말 것’ 등 안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전통 목조 가옥이 빼곡한 교토 기온 지구에서는 카메라를 든 관광객들이 게이샤(춤·노래·악기 등 전통 예술에 능한 여성 예술인)를 허락 없이 찍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시 당국은 일부 골목길의 관광객 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해외 여행객 방문을 줄이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추가 요금을 받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중 요금제’ 도입이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 후쿠오카에 위치한 난조인 사원의 경우 지난 5월부터 해외에서 온 방문객들에게는 입장료로 300엔(약 2800원)을 받고 있습니다. 원래 난조인 사원 관광은 무료였는데 일본 거주자에게는 그대로 무료 정책을 적용하고 여행객들에게만 비용을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시 당국은 이를 ‘추가 요금제’ 대신 ‘현지인 할인’ 등과 같은 표현으로 홍보하며 관광객들의 반감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일본의 또 다른 핵심 과제는 특정 지역에만 쏠리는 여행객들을 전국 각지로 적절히 분산시키는 것입니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 숙박의 약 4분의 3이 일본 47개 현 중 단 5개 현에 집중되면서 ‘관광객 쏠림 현상’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떠오른 것입니다. 일본 ANA항공(전일본공수)은 인기 여행지가 아닌 지역으로 향하는 항공편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일본항공(JAL)은 해외에서 입국하는 승객들에게 국내선 무료 항공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항공사와 더불어 일본 현지 호텔·리조트들도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여행지를 홍보하는 각종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벚꽃 시즌 등 관광 수요가 특히 높을 때 특정 지역으로 향하는 항공편과 호텔 숙박을 결합한 할인 상품을 제공하거나 외국인들에게 생소한 ‘렌터카 여행’을 유도하며 이들을 대도시 밖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에이 지역 관광진흥위원회 위원장은 “급증하는 해외 여행객으로 인한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관광객들을 환대하고 배려하는 것이 일본 문화의 정수이지만 무분별한 관광이 통제되지 않으면 이 같은 정신을 이어가기가 갈수록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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