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관리 폭염과 폭우 번갈아 오는 한 주…7일까지 전국 호우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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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작성일25-08-05 06:05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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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3일 전남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시작된 비가 확대되면서 밤부터 전국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시간당 가장 강한 비가 예상되는 곳은 수도권, 충남권, 전북 지역을 비롯한 서쪽 지역과 남해안·지리산 부근으로,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이 지역에 시간당 50~80㎜로 폭우가 내리겠다. 그밖 전국 대부분 지역에도 시간당 30~50㎜ 안팎의 강한 비가 예보됐다.
시간당 강수량이 30㎜만 넘어가도 ‘물통으로 퍼붓는 느낌’으로 비가 온다. 시간당 50㎜를 넘기면 하늘에 구멍 뚫린 듯 비가 와 보행이 어렵고 도로 곳곳에 물이 차오른다. 시간당 70㎜를 넘기면 지대가 낮은 지역부터 물에 잠긴다. 지난 16일 경남 산청에 최악의 산사태를 만든 비의 시간당 최다 강수량이 66.8㎜였다.
폭우는 3일 밤부터 4일 오전 사이 절정을 보이겠다. 기상청은 “강수가 야간 시간대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많은 비를 단시간에 내리는 강한 비구름대가 발달한 상태로, 비구름대가 상공에서 잠시라도 정체되면 한 지역에 강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상당한 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5일에는 폭우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적게는 5㎜, 많게는 60㎜가량 소나기가 내리겠다. 3일부터 5일까지 누적강수량은 광주·전남, 경남 남해안 지역과 지리산 부근에 최대 250㎜ 이상, 전남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200㎜ 이상, 전북과 충남에 180㎜ 이상, 수도권·충청권·제주도에 150㎜ 이상, 강원도와 충북·경북 내륙에 120㎜ 이상으로 예보됐다.
이번 비는 한반도 상공 위에 자리 잡고 맑은 뜨거운 날씨를 불러왔던 북태평양고기압 조각이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내린다. 고기압이 빠져나간 자리로 남풍을 타고 들어온 수증기와 북쪽에서 내려온 건조 공기가 충돌한다. 힘이 약해져 열대 저압부가 된 태풍 꼬마이가 남서쪽에서 많은 수증기를 끌고 들어오는 데다, 오랜 폭염으로 달궈진 서해에서 많은 수증기가 공급되면서 폭우가 내릴 수 있는 여러 조건이 갖춰졌다.
오는 6~7일에도 전국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한반도 상공으로 서쪽에서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는 동시에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면서 또다시 많은 비를 뿌리겠다.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는 긴 선형 강수대 형태로 비구름대가 내려오면서 중부지방부터 남부지방까지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 강수 구역과 강수 집중 시간은 현재 변동성이 큰 상태다.
강한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잠시 폭염이 가시겠지만 이내 다시 폭염이 찾아오겠다. 당분간 남쪽과 서쪽에서 많은 수증기가 공급될 것으로 보여 체감온도는 비슷하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4일과 5일 낮 최고기온은 각각 29~34도, 29~35도로 예보됐다.
얼마 전 독일 남부에 있는 독일인 친구 집을 방문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마을인데, 갑자기 크고 날카로운 굉음이 지나갔다. 친구는 놀란 내게 담담한 목소리로, 근처 군부대에서 들리는 전투기 소리라고 알려줬다. 잦을 때는 한 주에도 여러 번씩 난다는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친구는 학창 시절에 받은 교육이 떠오른다고 했다. 평화의 중요성, 두 번 다시 일어나면 안 될 전쟁에 관해 수도 없이 보고 들었다고 했다.
내가 유럽지역학을 공부하던 시절에도 같은 내용을 배웠다. 전쟁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유럽 국가들은 최선을 다했다. 인권, 자유, 민주주의, 연대 같은 가치를 중시했으며 암흑의 역사를 줄곧 반성했다. 불과 십수년 전 유럽연합은 동유럽 국가들을 두 팔 벌려 받아들였다. 이 확장은 세계의 평화를 담보할 듯 여겨졌다. 그런데 사람들은 요즘 아무렇지도 않게 전쟁에 관해 이야기한다고, 적을 만들고 적의 편에 있는 사람들을 손가락질한다고, 우리는 걱정으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친구와 헤어지고 난 뒤 오스트리아로 넘어가 빈 미술사박물관에 들렀다. 플랑드르 회화의 거장 피터르 브뤼헐의 작품을 둘러보다 1563년에 그린 그의 대표작 ‘바벨탑’을 마주했다. 성인 키만 한 대형 패널 속에는 로마 콜로세움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그린 거대한 바벨탑이 구름에 거의 닿아 있다. 브뤼헐은 정교한 붓질로 바벨탑에 얽힌 수많은 인간군상을 그렸다. 권력에 굴복하는 민중, 난간에 위태롭게 서서 건물을 짓는 노동자들, 몰래 쉬거나 다른 이들의 눈을 피해 금기된 일을 하는 사람까지. 같은 곳에서 바벨탑을 쌓고 있어도 저마다 다른 행동을 하는 중이다. 아래층이 지어지기도 전에 위층이 올려지고 있고, 어떤 이들은 완전히 다른 색깔로 탑을 쌓고 있다. 전체를 보면 건물은 무너질 듯 위태롭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탑이 균형을 잃어간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거대한 세상은 결국 그것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고, 사람들은 각자의 이해관계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인류의 공존 따위는 공허한 주제처럼 느껴지고, 개인적 이해는 눈앞에서 벌어진다. 후자부터 손에 쥐려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1914년 8월2일,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프란츠 카프카는 이런 일기를 남겼다. “독일이 러시아에 선전포고했다. 오후에는 수영 강습이 있었다.” 전쟁과 일상에 관한 문장이 불협화음처럼 붙은 이날의 일기 이후에, 유럽에서는 선전포고가 줄을 이었다. 매우 병약했던 데다 회사의 보호를 받았던 카프카는 징집되지 않았지만, 주변인들의 죽음을 수없이 겪었다. 1차 세계대전 이후에 일어난 일들에 관해서라면 1924년에 숨을 거둔 프란츠 카프카보다 우리가 더 잘 안다. 16세기의 전쟁이 좀 더 야만적이었다면, 20세기의 전쟁은 더 화려해지고 더 똑똑해졌으며, 다시 말해 더 파괴적일 수 있게 됐다. 인구수가 많아진 만큼 복잡해진 긴장 상태와 충동적인 포고들이 인간에게 끼친 해악도 이미 목격했다.
지금도 인간은 발전을 거듭하며, 과거보다 더 긴밀하게 연결된 세상이 만들어낸 긴장 속에서, 각자의 서사로 자신만의 당위를 주장하며 이해관계의 득실을 셈하고 있다. 이런 관계에서 양보는 사치라고 여겨진다. 브뤼헐의 그림 속 군중과 21세기의 모습이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인간은 어째서 무너질 줄 알면서도 욕망하는가. 평화와 공동체를 교육하던 사회가 어째서 날 선 목소리로 적을 만들고 배척하려 드는가. 러시아·우크라이나뿐일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인도·파키스탄, 태국·캄보디아까지 매시간 지구촌 어딘가에서 누군가 죽고 있다. 국적과 이해관계를 떠나 귀한 목숨을 잃고 있다. 우리에게는 먼 이야기일까. 지난해 12월에는 독일에 있는 친구가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과 전쟁 가능성을 걱정하며 연락해왔다. 우리는 앞서 죽은 자들을 등에 업고 산 자들과 함께해야 한다. 우리에게 과거를 잊을 권리는 없다.
4일 오전 전남 무안군 현경면 모촌마을. 밤새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는 잦아들었지만, 마을 골목은 여전히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흙탕물이 빠진 자리는 두꺼운 진흙이 덮었고, 마당과 길목 곳곳에는 젖은 장판과 가구, 가전제품이 무더기로 쌓였다. 주민들은 장화나 축축한 슬리퍼를 끌며 망가진 살림을 밖으로 내놓았다.
이곳은 전날 오후 8시 5분쯤 폭우로 실종된 A씨(50대)가 500m쯤 떨어져 있는 마을회관 앞 하천 다리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곳이다. 인근 마을에서 오이 농사를 지어온 그는 평소 성실하고 이웃과도 가까운 사람이었다. 한 주민은 “비 오는 날에도 밭 걱정을 놓지 않던 분이었다. 이렇게 허망하게 떠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목소리를 떨었다.
물은 순식간에 마을을 덮쳤다. 인근 농로가 넘치며 불과 10분 만에 집 안이 물에 잠겼다. 가슴 높이까지 물이 들이닥치자 주민 박철규씨(83)는 119 구조대에 업혀 탈출했다. 그는 “물이 너무 빨리 차서 손 쓸 틈이 없었다. 마당에 있던 전동휠체어까지 망가져 앞으로 어떻게 다녀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옆집에 거주하는 주민 박형철씨(84)도 “밖에 나가보니 벌써 골목이 강처럼 변해 있었다. 그 길로 창문을 넘어 나왔는데, 조금만 늦었으면 꼼짝없이 갇힐 뻔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50대 중반에서 90세에 이르는 고령층이라 대피가 늦었다. 일부는 벽돌을 쌓아 방수를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고, 대부분은 지대가 높은 경로당으로 몸을 피했다.
그러나 이곳마저 입구까지 물이 차오르며 주민들은 밤을 꼬박 새웠다. 박병연 이장은 “어르신들 말씀으론 이런 물난리는 90년 만에 처음”이라며 “다시는 이런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신속한 복구와 재발 방지 대책을 꼭 세워 달라”고 호소했다.
마을 한쪽에서는 피해 소식을 접한 자원봉사자와 급하게 상경한 자녀들이 젖은 장판과 가구를 치우고 있었다.
허리춤까지 물이 찼던 집 안은 진흙과 잔해만 남았다. 한 자원봉사자는 “살림이 다 젖어 쓸 수 있는 게 없다. 어르신들이 멍하니 집터만 바라보고 계신 모습이 안타깝다”며 “최선을 다해 돕고, 필요한 지원 방안도 함께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폭우로 모촌마을에서는 9가구가 침수되고, 하우스 일부가 파손됐다.
폭우는 광주에서도 피해를 남겼다. 북구 신안동 등 저지대에서는 도로와 주택이 다시 물에 잠겼다. 지난달 17일에도 사흘간 478㎜가 넘는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어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지만,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폭우가 덮치면서 주민들은 망연자실했다. 당시 80대 주민이 빗물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9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아픔도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광주·전남에 내려진 호우 특보는 이날 오전 5시 모두 해제됐다. 이틀간 누적 강수량은 무안 289.6㎜, 광주 195.9㎜, 곡성 188.5㎜ 등으로, 특히 무안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강수량을 기록했다. 광주의 경우 8월 한 달 평년 강수량(326.4㎜)의 절반이 하루 만에 쏟아졌다.
이번 폭우는 짧은 시간에 쏟아진 강한 비가 특징이었다. 무안군 망운면 무안공항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는 시간당 142.1㎜의 폭우가 기록됐다. 이는 전국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공식 최고 기록인 1998년 전남 순천 주암면(145㎜)에 근접한 수치다.
AWS 관측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7월 전북 군산 어청도의 146㎜가 역대 최고치다. 기상청은 “서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대가 호남에 장시간 머물며 집중호우를 쏟아냈다”고 분석했다.
전남에서는 이번 폭우로 총 416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주택 94가구와 상가 71동을 비롯해 도로 등 침수 피해가 261건으로 가장 많았다. 광주에서는 173건의 침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지난 3일 하루에만 광주·전남 지역에서 낙뢰가 총 1642회 발생했다. 피해 집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기상청은 오는 5일까지 10∼60㎜, 많은 곳은 8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피해 지역에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투입해 신속한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며 “예보된 비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폭염이 키운 수증기가 ‘물폭탄’으로 돌아왔다. 광주·전남 지역에는 지난 3일 오후부터 시간당 142㎜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져 무안에서 1명이 숨졌고, 경남·울산 등 영호남 지역 곳곳에서 침수·정전 피해가 잇따랐다.
4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3일 오전 0시부터 4일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전남 무안 289.6㎜, 전남 함평 277.5㎜, 경남 합천 214.7㎜, 전북 남원 213.7㎜, 광주 209.3㎜, 전남 담양 209.0㎜, 경북 고령 202.0㎜, 경남 산청 201.5㎜ 등을 기록했다.
광주·전남 지역에는 지난달 17일 이후 보름 만에 다시 극한호우가 몰아쳤다. 무안군 무안공항 지점에서는 시간당 강수량이 142.1㎜를 기록하는 역대급 폭우가 내렸다. 광주에는 전날 하루에만 연간 횟수의 절반에 달하는 317차례의 낙뢰가 관측됐고, 전남에도 1325차례의 낙뢰가 쳤다.
무안군에서 이날 새벽 물길을 트기 위해 굴착기 작업을 하던 60대 남성이 물살에 휩쓸려 숨졌다. 무안과 함평 등에서는 도로·주택 침수로 21곳에서 27명이 고립됐다가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광주에서도 14건의 고립 신고가 이어져 31명이 구조됐다. 이날 오전 2시 14분쯤 경북 구미시 선산읍에서는 야영객 4명이 하천 범람으로 고립됐다가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전남소방은 주택 침수 261건, 토사·낙석 안전조치 5건, 가로수 전도 등 도로 장애 77건 등 모두 409건의 안전조치를 했다. 광주에서는 주택 침수 79건, 도로 장애 68건 등 173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경남과 창원 소방본부에도 아파트 유리창 파손 등 총 36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경북 지역에서도 밤사이 최대 190㎜가 넘는 폭우가 내려 도로 장애·주택 침수 등 27건의 피해가 집계됐다.
정전 사고도 이어졌다. 부산에서는 3일 오후 10시 56분쯤 벼락으로 기장읍과 일광읍 일대 932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약 두 시간 만에 복구됐다. 울산에서도 같은 날 오후 11시41분쯤 남구 삼산동 일대가 정전됐다가 약 35분 만에 복구됐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이날 오후 4시 기준 경남에서 1838세대 등 9개 시도, 33개 시군구에서 2152세대(3033명)가 일시 대피했다. 이 중 53세대(70명)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인근 임시 대피소 등에 머물고 있다.
행안부는 광주·전남·전북·울산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됨에 따라 전날 오후 11시 30분부로 중대본을 2단계로 격상했다. 산림청은 전날 오후 1시부터 전국에 산사태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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