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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늑약 체결 직전, 풍전등화의 대한제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리고 고종 황제와 독립운동가들 곁에는 어떤 인물들이 함께했을까. 100여 년 전 미국에서 쓰인 팩션 첩보소설이 지금 다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종 황제의 고양이'는 미국인 작가 겸 언론인이었던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가 1912년과 1914년 발표한 '상하이 특급'(The Cat and The King)과 '헤이그의 보석'(The Great Cardinal Seal) 두 편의 소설을 묶은 책이다.
주인공은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며 일제에 맞 소득자료조회 섰던 영국인 언론인 어니스트 베델(1872~1909)이다. 그는 1904년에서부터 1909년까지 대한제국에서 신문기자로 활동한 실존 인물이다. 한국명 배설(裵說)로 알려져 있다.
이 소설에는 두 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영국인 베델과 화자인 미국인 빌리. 두 사람은 마치 셜록 홈즈와 왓슨처럼 콤비를 이루어 대한제국을 무대로 첩보전을 펼 우리은행 mi대출 친다. 이 작품은 베델을 단순한 기자가 아닌, 대한제국의 비밀 첩보원으로 그려내며 을사늑약과 헤이그 특사 파견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새로운 시각에서 재구성한다.
첫 번째 이야기 '상하이 특급'(1912)은 1905년 을사늑약 직전, 고종의 망명 시도를 다룬다. 러시아 정보기관의 첩보원임을 밝힌 미국인 여인의 제안으로 베델은 민영환과 함께 황 예적금담보대출 제를 탈출시키기 위한 계획을 꾸민다.
두 번째 이야기 '헤이그의 보석'(1914)은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특사 사건을 소재로 한다. 황제의 옥새를 둘러싼 긴박한 작전, 금강산 유점사에 숨겨둔 비밀 어새를 찾아 나서는 모험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체증식분할상환 지식상사 제공


이 작품의 흥미로운 점은, 대한제국 당시 실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것이다. 고종 황제를 비롯해 자결로 저항한 민영환, 고종의 밀사 헐버트, 친일 외교관 더럼 스티븐스,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까지, 역사적 인물들이 소설의 한가운데 놓인다. 독자는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신한은행학자금대출신청 대한제국 말기의 어지러운 정세를 현장감 있게 체험할 수 있다.
저자는 일제의 악행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동시에, 대한제국 지도층의 무능과 혼란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이는 당시를 살아낸 이방인의 시선이자 동시에 우리에게 던지는 냉혹한 성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고종 황제의 고양이'의 가치는 100년 전 당대의 시각으로 기록된 '날것 같은 역사'라는 점이다. 훗날 해석을 덧씌운 역사가 아니라, 당시 현장을 지켜본 외국인의 기록이기 때문에 더욱 생생하다. 최근 러시아 기밀문서 공개를 통해 고종의 망명 시도, 비밀 통로 '고종의 길', 황제의 어새 제작 등 일부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설의 진실성은 더욱 무게를 얻고 있다.



미국인 작가 겸 언론인이었던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


그는 실제로 독립운동을 도왔던 언론인이었으나, 소설 속에서는 아예 첩보원으로 등장한다. 저자는 어떻게 이 같은 비밀을 알았을까. 베델이 실제로 대한제국의 첩보망과 연결돼 있었을까.
고종이 실제 관여했던 대한제국 황제 직속의 비밀 정보기관 제국익문사(帝國益聞社)에는 서울과 지방은 물론 해외에 여러 첩보원을 두고 활발한 정보수집 활동을 했다. 그 명단은 유실됐지만 외국 인사들과 교류가 잦았던 고종의 활동을 추정해보면 외국인 정보원도 활동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10여 년 전 미국인 작가가 남긴 이 팩션은, 풍전등화의 대한제국을 지키려 분투한 고종과 베델, 그리고 그 시대의 얼굴들이 지금 우리 앞에 또 하나의 역사적 텍스트로 되살아난다. 동시에 상상력을 자극하며 격렬했던 역사의 한복판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로버트 W. 리치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