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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 한국프로듀서조합(PGK) 대표가 지난달 18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 함께하시네 ni.co.kr





“신임 문체부 장관이 지금 한국 영화산업이 처한 상황을 진지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영화인들과 첫 만남인데 영화산업의 심폐소생을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한지 바로 꺼내시더군요.”
지난 14일 부동산 복비 계산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각계 영화인들과 만난 간담회에 참석했던 이동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피지케이) 대표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말했다. “기획 개발과 중예산 영화 제작 지원 확대, 투자 활성화 대책 등 절박한 정부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영화인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들도 많다고 봅니다. 조만간 배급, 제작사, 한국장학재단 로그인 부가판권 관련 업계와 극장이 모이는 라운드테이블을 시작하려고 해요.”
불과 지난해 초만 해도 위기라는 진단은 흘러나왔으나 영화계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 탓에 좀처럼 머리를 맞대지 못했다. 그러다 “이러다 다 죽”는 벼랑 끝이 가시권으로 들어오면서 올여름 영화계는 그 어느 때보다 하나된 목소리를 내게 됐다. 여기에는 지난해 7월 피지케이, 한 삼성카드사 국영화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 한국독립영화협회 등이 주축이 되어 만든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이하 영화인연대)의 역할도 컸다. 천만 흥행작 ‘부산행’(2016)과 ‘미성년’(2019) 등, 대작과 중저예산을 넘나들며 제작 활동을 해오던 이 대표는 영화인연대의 공동대표를 맡아 지난 1년간 주요 영화제에서 포럼, 국회 토론회 등 위기 해법에 대한 개인파산비용 토론의 자리를 여러차례 마련해왔다. 영화인연대의 활동은 윤석열 정부가 없앤 영화발전기금이 복원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동하 한국프로듀서조합(PGK) 대표가 지난달 18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팬데믹 전 한해 40~50편 만들어지던 상업영화(제작비 30억원 이상)를 20~30편 수준으로라도 끌어올려야 합니다. 그래야 최소한의 산업이 돌아갑니다. 윤석열 정부 초기에 사라진 기획개발 지원 확대가 절박한 이유예요.”
이 대표는 지난달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나 이렇게 말했다. 바닥처럼 보이는 올해 한국영화 개봉(예정)작은 25편 정도. 내년에는 10~15편으로, 수치로 내다봤을 때 지금도 휑한 극장이 텅텅 비게 된다는 의미다. 제작자들이 영화 한편을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은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이른다. 통상적으로 평균 잡아 세편을 개발하면 한편 정도가 투자를 받고 또 이렇게 만들어진 세편 중 한편 정도가 흥행에 성공하면 이제까지의 개발비를 회수한다고 본다. 그런데 얼어붙은 투자 환경으로 제작자들이 옴쭉달싹 못 하면서 망가진 산업의 첫 단추인 제작부터 제대로 일으켜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티켓값은 상승했지만 되레 낮아진 객단가(실제 1인당 구매 금액), 스크린 독과점, 붕괴된 홀드백 등 “영화계가 스스로 자초한 위기의 요인을 자정할 수 있어야 정부에 요구하는 목소리도 힘이 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가를 내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고 투자자와 제작자들에게도 결과적으로 손해를 끼치는 티켓값 할인 제도에 대한 정비가 필요합니다. 배급사들은 극장이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영화를 상영하도록 홀드백 제도를 다시 세워야죠. 스크린 독과점 문제 역시 요즘 같은 시기에 50% 상한선을 적용해보고 결과를 보면서 논의를 통해 조율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자정 노력을 하는 회사들이 정부 지원을 우선적으로 받도록 인센티브를 도입하면 충분히 개선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제가 되는 것들은 이미 각 업계에서 깊이 있게 인지하고 있으니 동시에 해결 방안들을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으로 “극장을 떠난 관객들을 되돌아오게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미래의 관객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극장은 문화적 체험의 장이 되어야 하고 학생들에게는 영화 관람이 체험학습이 되어야 한다”며 “바뀐 영상 미디어 환경에서 영화산업이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영화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면 2, 3년 뒤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의미 있는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