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입장과 당 대표의 여러 정책과 생각들이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 달라" "당이 주장하는 것들을 단일 대오로 똑같은 얘기만 해야 한다? 상당히 독재적 발상"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대변인단에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TV 영상 갈무리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 입장을 공식 대변하는 사람을 알리는, 이른바 '패널 인증제'를 예고한지 9일 만에 '미디어대변인'제를 신설해 5명을 임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들을 방송이나 라디오, 유튜브 등에 집중 투입시켜 합작회사 당의 입장을 설명하는 등 방송 여론전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혀 사실상 패널인증제가 현실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독재적 발상”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조국혁신당 등은 “파시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디어대변인에 김기홍 전 국민의힘 대변인(현 인천 주부 시 연수구을 당협위원장), 박민영 전 대변인(전 당 가짜뉴스대응단장), 손수조 전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장(현 정책연구원 리더스 대표), 이재능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현 주식회사 탤런트이앤엠 대표이사), 이준우 전 대변인(현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을 임명했다. 이와 별도로 대변인에 김효은, 손범규, 이충형, 조용술 등 대변인단 인선도 발표했다. 무직자보증인대출
미디어대변인 역할을 두고 박민영 신임 미디어대변인은 1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 전화 연결에서 “일반적인 대변인은 상근하면서 수행이나 논평 브리핑의 역할을 하는 대신 미디어 대변인은 '방송 친화적으로 접근해 보자, 방송이나 라디오 유튜브 등에 더 출연해서 우리의 입장을 널리 알려줬으면 좋겠다'라는 취지로 신설됐다고 전해 sh공사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장동혁 대표가 언급했던 '패널 인증제' 차원이냐는 김영수 진행자 질의에 박 미디어대변인은 “인증이라는 표현을 굳이 쓰지 않더라도 공식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패널)인증제 자체를 대표한다기보다 지금부터는 방송 여론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를 반영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장 현대자동차 할부조건 대표가 '과거 야당 패널이 국민의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니 패널 인증제를 도입하겠다'라는 취지로 설명했는데 그 맥락이냐는 거듭된 질의에 박 미디어대변인은 “민주당 등이 하듯이 '우리 당의 주류 입장들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누구다'라고 이야기를 알려드리고 하는 정도로 아마 조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미디어대변인을 두고 “현장의 요구가 많이 있었다”라며 “특히 방송과 함께 미디어에 노출이 많은 대변인의 경우에는 상근하기보다는 주로 방송과 라디오 등 미디어 노출이 되는 쪽에 집중적으로 투입해서 당의 입장을 알려 나가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장동혁 대표는 16일 대변인단 임명식에서 '수석대변인과 대변인, 미디어대변인'을 두고 “당의 입장과 당의 생각을 국민께 잘 전달할 수 있도록 그래서 당의 입장과 당 대표의 여러 정책과 생각들이 국민께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른바 '미인증 패널'로 지목된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6일 MBC 라디오 '성지영의 뉴스 바사삭'에 출연해 “당 설명대로면 '이분들이 이른바 인증패널인가'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그런 게 어디 있겠느냐”라며 “패널 등이 다 당을 앵무새처럼 반영하는 건 아니다. 당내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있고, 그 의견은 인정받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은 “우리 당이 주장하는 것들을 단일 대오로 똑같은 얘기만 해야 한다? 그건 상당히 독재적 발상”이라며 “그건 옳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장동혁 대표가 그 얘기 한 것은 말실수였다고 본다. 얼마나 많은 조롱을 받느냐. 저만 해도 '미인증 패널입니다'라고 얘기하고, 남들은 '야 인증 패널은 극우 인증 패널이냐'고 얘기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비상대책위원장 출신의 김용태 의원도 15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민주당의 경우 패널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참 잘한다'라는 장동혁 대표 등의 발언을 두고 “우리 당이 더 건강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있는 구조인데 정작 당내에서 많은 분들은 '민주당의 한 목소리 내는 패널들처럼 행동'하길 원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니 역설적이고,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찬규 조국혁신당 부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국민의힘 '패널 인증제'는 '패널 입틀막' 조치”라며 “인위적인 정치 담론, 공론장 전체를 통제하려는 파시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박 부대변인은 “방송사 섭외와 패널의 평가 기준은 본래 시청자와 언론의 몫인데, 정당이 '공식 스피커'를 지정하면, 당의 이해가 곧 발언의 정당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바뀌게 된다”라며 “강성 지지층이 특정 패널들의 이름과 얼굴을 공유하며 '명단'을 돌리는 상황은, 이 아이디어가 이미 현장에서 압박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도 미디어대변인제를 두고 “방송 패널 발언이 당의 입장과 다를 경우 혼선이 생기니 공식 인증하겠다는 것을 현실화한 셈”이라며 “이 기괴한 '패널 인증제'가 바로 '블랙리스트'로 연결된다. 당이 공식 인증한 5명 외에 지금까지 활발하게 방송에 나갔던 인사들은 앞으로 부르지 말라는 (방송사) 겁박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의 인권과 방송사 편성권에 대한 노골적 침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