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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실험실 연구 결과가 곧바로 사업화로 이어지는 모델이 주목받는다. 이를 대표하는 것이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연구소기업이다. 딥테크 스타트업 설립부터 기업공개(IPO)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기존 분절적 지원 방식의 낡은 시스템을 탈피한 구조다.
이 같은 모델을 대표하는 특구재단이 지난달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특구재단 지원을 통해 성장한 대한민국 대표 첨단기술 및 연구소투자보감
기업은 이제 선배 기업으로서 글로벌 기술패권에 도전하는 딥테크 스타트업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취임 후 임기 1년을 넘어선 정희권 특구재단 이사장은 지난 20년간 축적된 특구재단 역할의 확장성과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 1년간 전환된 기술사업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앞으로는 더욱 속도감 있는 실행과 국민 삶에 체감되는황금성잭팟
성과 창출에 집중하고자 한다”라며 “단순한 성장보다 지속 가능한 혁신, 눈에 보이는 수치보다 국민이 실감하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담=이호준 전국부 부국장
-취임 1년이 지났다. 그간 소회는.
▲취임 후 1년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가속화, 인공지능(AI) 혁신에 따른 온라인 황금성
연구 및 업무 환경 변화 등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특구재단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실천의 연속이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단순한 업무 수행을 넘어 기관 정체성과 사명을 재정립하고, 딥테크 기술사업화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 마련의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취임 이후 가장 역점을SDN 주식
두고 추진해 온 부분은 딥테크·국가전략기술 기반 기술 창업과 사업화를 위한 전주기 지원체계 정비였다. 기존 기술이전 중심 기술사업화 시스템 구조를 넘어, 기획형 연구소기업 발굴·설립 등 딥테크 기반 창업, 스케일업, 투자, 글로벌 진출까지 연결되는 확장된 기술사업화 시스템으로 전환하고자 노력했다.
지난해 홍릉 강소특구의 연구소기업 '큐어양음선생종목추천
버스'가 글로벌 제약사에 치매 치료 후보물질을 5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사례는 이러한 시스템이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구체적 증거라 생각한다.
-기관 특성을 더욱 명확히 하고자 변화에 힘쓴 것으로 안다.
▲글로벌 산업 현장을 둘러보면서 기술 기반 산업지형이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CES와 같은 글로벌 무대에서 확인되는 기술 트렌드는 더 이상 단순한 소프트웨어(SW) 중심이 아니라, AI·바이오·양자·로보틱스 등 시장에서 경제적·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딥테크 기반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딥테크 분야 공공기술 창업, 이전(출자), 실증·스케일업, 글로벌 진출에 이르기까지 딥테크 기술사업화 전주기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공공연구기관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는 연구소기업은 딥테크·국가전략기술 분야에 특화해 기획형으로 설립하고,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육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특구 내 딥테크 기업들이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RIE(지역혁신엔진), 프랑스의 기술이전 가속화 기관 사트(SATT) 등 글로벌 협력 거점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공동 연구개발(R&D), 현지 실증 및 사업화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한 아시아·중동 거점으로도 글로벌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희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최근 기술사업화 생태계 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술사업화 생태계는 여전히 구조적 병목에 직면해 있다. 기초연구와 공공기술은 일정 수준 성과를 축적하고 있지만, 이후 창업이나 사업화 전환은 제도적으로 단절돼 있다. 기존 공공기술 사업화 제도, 인력, 평가체계, 재정 지원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연계성과 확산 효과가 제한되는 구조다.
기술이전, 창업, 투자, 제도설계는 각각 개별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민간과 공공, 기관과 개인 역할 역시 단편적으로 분절돼 있다. 단절된 생태계 속에서 공공기술 기반 창업은 성과로 이어지기 위한 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기술 기반 초기 기업이 스케일업에 도달하기까지 필요한 정책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딥테크나 국가전략기술과 같은 고위험, 고비용, 장기 회수 기술 분야는 기존 리스크 중심으로 평가되는 기술가치평가 방식이나 투자 진입 전략으로는 대응이 어렵다. 민간 투자 유입은 제한적이며, 공공 부문 역할도 개별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돼 구조적 연계가 부족하다. 전략적 구조 전환과 실행 체계 마련의 부재는 생태계 개편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는 개별적 지원 중심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R&D-실증-사업화-글로벌 확산으로 이어지는 '통합적 관점의 전 주기적 지원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또 공공연구기관이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는 연구소기업 설립을 활성화해 공공연구기관과 스타트업 간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세계 시장을 목표로 기술사업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기술사업화 투자 시스템에 대해서도 진단하자면.
▲그동안 기술사업화 투자 시스템은 정부 주도 펀드인 모태펀드 중심으로 운영됐다. 국내 벤처캐피털(VC) 약 3분의 2가 모태펀드 출자에 의존하고, 모태펀드에 의해 결성된 자펀드의 통상 만기는 8년(투자 4년, 회수 4년)으로 비교적 투자 유치가 쉽고, 단기 실적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딥테크 스타트업은 일반 창업기업과는 달리 기술성숙도(TRL) 3~7단계에서만 수년이 소요되고, 상용화까지 7~10년 이상이 걸리는 등 장기적인 R&D 기간이 필요하고, 초기 수익성이 낮아 단기 성과 위주인 현자 투자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특구재단은 딥테크 분야 특성을 반영해 더 모험적으로 투자하고, 중장기적(투자·운용기간 12년 이상)으로 육성하는 신개념 펀드를 기획하고 있다.
-특구 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 변화 양상은.
▲딥테크는 본질적으로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출발한다. 기술 독창성이나 우수성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실증, 인증, 해외시장 확장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사업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특구재단 지원을 받은 기업들은 이미 해외에서 다양한 성과를 창출하며 이러한 지원 전략이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큐어버스의 글로벌 제약사 5000억원 규모 기술이전, 수젠텍의 글로벌 진출 플랫폼 확장, 딥아이의 미국 전력연구원 인증 사례 등은 모두 특구재단의 단계별 지원 속에서 이뤄진 성과다.
특구재단은 이러한 사례를 더욱 많이 창출하기 위해 글로벌 진출 전략을 대폭 개편했다. 국제 전시회 참가 지원이나 사이언스파크 간 교류 중심이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딥테크 기업이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 바로 적응하며 개척할 수 있도록 미국, 유럽 등 해외 협력 거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지 실증(PoC), 국제 인증 및 법인 설립 지원, 글로벌 투자 연계 등 특구 기업이 글로벌 혁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올해 특구재단 출범 20주년 맞았다.
▲올해는 재단이 출범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2005년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설립된 이후, 우수한 기술을 시장과 연결해 과학기술 혁신과 이를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기술사업화 전문기관으로 자리 잡아 왔다.
연구소기업이라는 연구개발특구 고유제도가 그 출발점이었다. 공공연구기관 기술을 직접 출자하는 연구소기업은 제1호 콜마비앤에이치를 시작으로 수젠텍, 마음AI, 큐어버스 등 다양한 성공사례를 창출하며 2114개(8월 말 기준)를 넘어섰고, 공공기술 사업화 대표 모델이 됐다. 첨단기술기업 제도 역시 딥테크 분야 기업 시장 안착을 위한 장치로 작용하며 쎄트렉아이, 골프존, 케이쓰리아이, 코셈 등 성공사례를 지속 창출하고 있다.
제도적 지원과 더불어 지난 20년간 우수기술 발굴부터 기술이전(출자), 창업, 실증, 투자, 글로벌 진출 지원까지 기술 기반 기업 성장 단계별 지원체계를 구축해오며 연구개발특구를 명실상부 딥테크 사업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이러한 경험과 성과는 최근 '딥테크 2030 비전' 선언으로 하나의 방향성으로 집약됐다. 특구재단은 향후 5년간 △국가전략기술과 딥테크 중심 기술사업화 추진 △기술 창업과 성장에 최적화된 인프라 구축 및 기술금융·글로벌 진출 지원 강화 △혁신 주체와의 소통 강화 및 특구 성과의 전국적 확산 △전략적 기술경영 체계 확립을 통해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고 있다.
-20주년 기념 성과사례집도 최근 발간했다.
▲20주년을 맞아 발간한 성과사례집은 단순한 기록의 의미를 넘어 연구개발특구가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기술사업화 교두보이자 핵심 거점 역할을 해왔음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특구재단의 제도와 지원을 기반으로 한 특구 기업 성장 여정을 담았고, 특히 딥테크 기반 기술이 어떻게 글로벌로 확장되고 있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자 했다.
성과사례집은 연구 현장과 산업 영역 모두에서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연구자들은 공공기술이 단순히 논문 성과에 그치지 않고 사업화와 사회적 파급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기업인들 역시 성장 단계에서 마주하는 공통의 어려움과 이를 극복한 경로들을 통해 실질적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는 피드백이 이어지고 있다.
창업 현장에서도 같은 맥락의 공감이 확인되고 있음을 느꼈다. 최근 특구재단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2025 연구개발특구 글로벌 포럼'에서 특구 기반 창업가들은 특구가 있었기에 성장할 수 있었으며, 초기 장비 활용과 전문가 네트워크, 현지화 실증 지원 등이 창업 여정을 뒷받침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성과사례집이 전하는 특구의 제도와 사업, 인프라적 지원들이 기업 성장 토대가 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창업가들에게도 인사이트를 준다는 메시지가 실제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희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왼쪽)과 이호준 전자신문 전국부 부국장이 대담하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계획과 포부는.
▲최근 연구개발특구 내 딥테크 기업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년간 지속해서 특구재단이 공공기술 사업화 역량을 강화해오고, 혁신 생태계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가속화와 딥테크 중심 산업 패러다임 전환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특구재단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딥테크 기반 글로벌 성과 창출을 핵심으로 하는 특구재단의 딥테크 2030 비전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이는 기술 주권 확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며, 동시에 재단이 딥테크 기술사업화 전문기관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를 위해 전략기술 분야 중심 사업구조 개편, 특구별 기술 집약적 특성화, 글로벌 연계·협력 강화 등 실행 중심의 과제를 단계별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조직 내부적으로 기존 사업 단위 지원을 넘어 기술 기반 정책 설계와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민관과 협업을 통해 실행 구조를 더욱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딥테크 중심 기술사업화, 글로벌 교류·협력 강화, 협업 기반의 기술사업화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관 역량을 집중해 연구개발특구가 딥테크 전진기지로서 기술 주권 확보와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희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서울대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 미주리 콜롬비아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취득했다. 제38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후 과학기술 분야 정부 부처에서 28년간 근무하며 국제협력관, 과학기술정책국장, 과학기술혁신조정관 등을 역임했다. 기술사업화와 산학협력, 국제협력, 국가전략기술 육성 정책 등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7월 특구재단 제7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