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중국 서해 불법구조물 선란 2호에서 중국 측 관리 인원 5명이 포착됐다. /이병진 의원실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무단 설치한 반(半)잠수형 대형 철제 구조물에 성인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원 5명이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그 구조물에선 고속정·잠수복·산소통 등 여러 종의 해양 장비도 식별됐다.
22일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해경은 지난 8월 중국이 ‘선란(深藍) 2호’라 이름 붙인 철제 구조물에 시설 관리원으로 추정되는 인원 5명이 서 있는 모습을 촬영했다.
PMZ는 한중 간 배타적경제수역이 중첩돼 경계선 획정을 유보해 놓은 서해 일부 수역이다. 2001년 증권 체결된 한중어업협정에 따른 것으로, 조업 이외 활동이나 시설물 설치는 금지된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 측에 아무런 설명 없이 PMZ 내에 구조물 3기를 일방 설치한 상태다.
중국은 이 철제 구조물이 첨단 기술을 접목한 신식 양식장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 당국은 이는 중국의 대외 명분이고, 실제로는 서해상 제해권을 확대하려는 이른바 ‘바다 기아자동차 만기선택형 공정’ 전략의 하나로 의심하고 있다.
◇“中, 서해를 자신들의 앞마당으로 만들려는 것”
이번에 사진이 공개된 선란 2호는 원형에 가까운 팔각 형태로 가운데 원통이 솟아 있는 철제 구조물 형태인데, 전체 지름은 약 70m이고 높이는 71m에 달한다. 중국은 동일 형태의 구조물 선란 1호를 지난 2018년 설치했고, 선란 소액적금 2호는 지난해 5월 설치했다. 2022년에는 석유 시추선을 개조한 가로 100m, 세로 80m, 높이 50m 규모의 해저 고정식 철제 구조물을 PMZ 내에 설치했다. 고정 구조물에는 헬기 이착륙장도 설치돼 있는데, 중국은 이 구조물이 선란 1·2호 관리 시설이라고 주장한다.
우리 당국은 이 시설들에서 오염 물질 등이 나올 가능성을 확인·점 근린상가 대출 검하기 위해 지난 2월 온누리호를 보내기도 했다. PMZ에서 해양·해저 환경·과학 조사를 위한 정당한 항해였다. 하지만 중국은 우리 조사선을 추적 감시하다가 해경 함정 2척과 고무보트 3척을 동원해 온누리호를 가로막고 조사 활동을 방해했다. 고무보트 2척에 2명씩 나눠 탄 인원들은 흉기를 들고 온누리호를 위협해, 우리 해양경찰이 출동해 중국 측과 대치하는 중소기업청창업진흥원 일도 벌어졌다. 중국이 항해의 자유가 보장된 PMZ에 대형 구조물을 설치하고 우리 선박을 제지한 것은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이 커지자 우리 정부는 지난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시설물 일체를 PMZ 밖으로 뺄 것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구조물 3기 모두 민간 기업이 순수 양식 목적으로 설치한 것이어서 당국이 개입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일당(一黨) 체제로, 외교 문제를 일으키는 민간 기업의 활동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직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사실상 민간 기업 활동이란 핑계를 구실 삼아 PMZ에서 구조물을 뺄 의향이 없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중국 특유의 만만디(慢慢的) 전법으로 구조물 알박기 기간을 차츰 늘려나가며 우리의 주권 민감도를 낮추려는 것”이라고 했다. 군 정보 당국에 따르면, 중국은 2~3년 전부터 PMZ와 이어도 인근 등에 대형 부표(浮標) 13기도 설치했다. 이 부표들은 남중국해에서 서해로 진입하는 길목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올해 상반기 PMZ 내에서 최신예 항공모함의 함재기 이착함 훈련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진 의원은 “중국의 서해 불법 구조물은 단순한 양식장이 아니다”라며 “남중국해 사례와 같이 서해를 ‘내해화(內海化)’하려는 작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해양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비례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고 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추경에 대응 구조물 설치비로 605억원 등을 편성할 것을 건의했지만 반영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