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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개막 한 달 만에 6만명 가까이 다녀갔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리는 ‘장 미셸 바스키아: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이하 바스키아 특별전) 얘기다. 1980년작 ‘무제(자동차 충돌)’를 시작으로 1988년의 ‘에슈’까지 바스키아의 회화와 드로잉 70여점, 1980년부터 87년까지 직접 작성한 창작 노트 153장을 한데정글북
모은 전시다. 바스키아는 예술가로 활동한 기간이 단 8년에 불과하지만 3700점 넘는 작품을 남겼다. 그 창조력의 원천이자 캔버스가 되었던 뉴욕이란 도시, 그리고 그가 생의 마지막에 머물렀던 집에는 여전히 그의 흔적이 역력하다.
맨해튼 그레이트 존스 스트리트 57번지, 장 미셸 바스키아가 1988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5년 동안 머문 곳주식선물
이다. 1970년 앤디 워홀이 매입한 건물로, 바스키아는 여기 2층 로프트에 작업실을 차리고 그림을 그렸다. 바스키아의 마지막 작업실이던 이곳은 뉴욕 거리 예술의 역사가 됐다. 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2023년 이곳을 임대, ‘아틀리에 졸리’를 열었다. ‘창작자들을 위한 허브’를 표방한 졸리의 살롱이다. 졸리는 여기서 베네수엘라·시리아 요리를 선보이거나, 이황금성오락실게임
란 출신 미술가 쉬린 네샤트와 여성 미술 프로젝트도 벌였다. 워홀도, 바스키아도 이미 30여년 전 세상을 떠났지만, 그들이 머물던 장소는 아직도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미술가 쉬린 네샤트(왼쪽)와 대담하는 앤젤리나 졸리. [사진 아틀리에 졸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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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미셸 바스키아는 1960년 뉴욕에서 아이티 출신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등을 다녔다. 여덟 살 때 부모가 이혼한 뒤, 두 여동생과 함께 아버지와 살게 된다. 가출을 거듭하며 여러 학교를 전전하다 정착한 곳이 진보알라딘
적 대안학교인 시티애즈스쿨. 졸업하기 한 해 전 아버지와 갈등 끝에 자퇴한 뒤 가출해 직접 그린 엽서와 티셔츠를 팔아 생활했다.
시티애즈스쿨 시절 알 디아즈를 만나 ‘뻔하고 식상한 짓거리’를 뜻하는 ‘SAMO(Same Old Shit)’라는 이름의 그라피티 화가로 활동했다. 바스키아의 첫 협업이다. 그러나 그는 무명의 그룹 활동에 만족할 수 없었다. 1980년 타임스스퀘어의 빈 건물에서 연 대규모 그룹전인 ‘타임스스퀘어 쇼’에 참가했다. 제니 홀저, 키키 스미스와 함께다. 영화 ‘다운타운 81’의 주연도 맡았다. 이때의 수입으로 처음 회화 재료를 살 수 있었다. 이듬해 독일의 권위 있는 미술제인 카셀 도큐멘타에 최연소 출품한다. 바스키아 시대가 열렸다.
거리의 낙서인 그라피티를 갤러리로 가져온 화가였지만, 평론가들은 그의 ‘낙서’부터 달랐다고 봤다. 당시 르네 리카드는 이렇게 평했다. “장 미셸은 다른 이들과 어딘가 다르다. 첫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강력한 기세나, 붓놀림에 결정적 터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의 낙서에는 내용이 있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그런 내용이다.”
그냥 낙서가 아니다. 바스키아는 식민주의·인종주의·자본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심었다. ‘바스키아 특별전’의 대표작 ‘미술관 경비원(브로드웨이 붕괴)’도 그렇다. 1983년, 스물 세 살 때 그림이다. 갑작스럽게 성공해 예술계에 진입했지만, 자기를 닮은 얼굴은 경비원에게서만 찾을 수 있었다. 화면 한가운데에서 관객을 바라보는 검은 얼굴은 바스키아 자신이기도 하다. 잭슨 폴록처럼 검은 물감을 뿌리고, 역사·대중문화·만화·도상학에서 기호와 상징을 차용해 DJ처럼 작품에 샘플링했다. 이 그림은 2013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933만7250파운드(약 172억원)에 팔렸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의 미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활동한 예술가 중 지난해 경매에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이가 바스키아다. 한 해 경매 총액이 1억8500만 달러(약 2574억원)이다. 앤디 워홀과 데이비드 호크니가 뒤를 이었다.
◆‘바스키아 특별전’을 최저가에 볼 수 있는 ‘The Art 멤버십 패키지’ 구매 독자들을 대상으로 다음 달 19일 오후 7~9시 프라이빗 도슨트 이벤트를 연다. QR코드를 스캔하면 문 닫은 미술관에서 내밀하게 만나는 ‘나만의 바스키아-뮤지엄 나이트’ 추첨 신청 링크로 이동한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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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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