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힘차게 날아올랐지만 갑자기 딴길로 샜다···이노스페이스 ‘세빛’ 첫 발사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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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작성일26-08-21 07:01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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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민간우주기업 이노스페이스의 준궤도 로켓 ‘세빛’의 첫 발사가 실패했다. 이노스페이스는 기술 개선을 통해 후속 발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노스페이스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19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20일 오전 4시30분) 자체 개발한 준궤도 로켓 세빛의 첫 시험발사를 시행했지만, 비행이 조기 종료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륙 뒤 세빛의 비행궤적이 사전 계획을 벗어나면서 발사장 안전 규정에 따라 브라질 공군이 ‘비행종단시스템(FTS)’을 작동시켰다. FTS는 비행하던 로켓에서 기술적 이상이 발견됐을 때 동체를 인위적으로 폭발시키는 장치다. 움직임을 통제할 수 없게 된 로켓이 지상 아무 곳에나 떨어지는 일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개된 약 1분간의 비행 영상을 보면 이륙 직후 꾸준히 고도를 높이던 세빛은 급격히 비행 방향을 바꾼다. 그러더니 뒤꽁무니에서 타오르던 로켓 화염이 사라지고, 동체가 분해되는 모습이 관찰된다.
이노스페이스는 FTS 작동 뒤 세빛이 브라질 해상의 안전 구역 안에 낙하했으며, 인명과 시설 피해는 생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세빛의 정확한 비행 고도·거리·시간과 임무가 조기 종료된 원인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노스페이스는 필요한 개선 조치를 시행해 후속 시험비행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빛은 추력 3t급 엔진이 달린 1단형 기체다. 고도 100㎞ 이하까지만 상승했다가 포물선을 그리며 지상으로 낙하하도록 고안됐다. 이 때문에 준궤도 로켓이라고 부른다. 인공위성처럼 지구 궤도를 지속해서 도는 물체는 싣지 않는다. 대신 짧은 기간에 지구 밖 환경을 조사하기 위한 과학 탑재체나 우주 환경에서 성능을 시험하려는 전자 부품 등이 실린다.
이노스페이스는 세빛을 바이오·의료와 신소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연구·개발(R&D)과 기술 실증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시장에 내놓는다는 복안이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첫 시험비행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와 운용 경험은 세빛의 준궤도 검증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고객이 믿고 활용할 수 있는 우주수송 플랫폼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던 이달 초 수도권 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난 잇따른 정전 사고의 원인이 국가 전체의 전력 수급이 아닌 아파트 단지 내부의 노후·소용량 변압기 등에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기후변화로 폭염이 심화하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주거지 정전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한국환경연구원의 ‘폭염-정전 복합재해 대응 기술투자 및 제도개선 방안’ 검토 보고서를 보면, 이달 초 수도권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정전 사태가 이어질 당시 국가 전력 예비율은 10%대 안팎을 유지하며 전력수급 ‘정상’ 단계를 유지했다. 정전의 원인은 국가 발전 설비 부족이 아닌 주택 단지 내부의 노후하고 용량이 부족한 변압기의 과부하였다. 보고서는 “이번 사건의 취약지점은 발전 적정성이 아니라 배전 말단과 건물 구내 수전설비”라고 지적했다.
과거보다 소비전력이 큰 가전제품이 보급되면서 가구당 여름철 피크 전력 사용량은 3~5㎾에 달한다. 그러나 1991년 이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의 세대별 전력 설계용량은 1㎾에 불과하고, 현행 주택건설기준도 가구당 3㎾ 수준이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야간에도 냉방기기 사용이 계속될 경우 변압기가 열을 식힐 시간도 줄어든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준공 25년 이상인 전국 ‘고압 아파트’(한국전력공사로부터 고압 전력을 공급받아 단지 내 자체 변전실에서 전압을 낮춰 사용하는 아파트) 6748단지 가운데 가구당 전력 설계용량이 3㎾ 이하인 단지는 4836곳으로 72%에 달했다.
노후변압기 교체 속도는 더디다. 한국전력의 노후변압기 교체 지원을 받은 공동주택은 2021년 178곳에서 2023년 103곳, 2024년 70곳으로 줄었다. 2024년에는 327개 단지가 지원을 신청했지만 21%만 선정됐다. 보고서는 가구당 설계용량이 3㎾ 이하인 노후 단지 4836곳을 연간 70곳씩 교체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약 69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폭염 속 정전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미국 애틀랜타·디트로이트·피닉스 등 3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폭염과 정전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을 분석한 최근 연구에서는 수일간의 정전이 폭염과 겹칠 경우 폭염 관련 사망률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냉방기기 의존도가 높은 도시일수록 정전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컸다.
보고서는 에어컨 보급률이 98%에 달하는 한국 역시 폭염 속 정전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하지만, 현재 관련 국가계획은 이 같은 상황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제4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2026~2030)을 보면 폭염 취약계층 대책은 냉난방기 교체, 에너지바우처 확대 등으로 전기가 정상적으로 공급되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행정안전부 폭염 대책은 사회기반시설에서 전력 공급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주거지에 대한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한국전력 대책에서도 배전 말단과 주거지역 내부 설비는 빠져 있다.
보고서는 폭염 속 정전을 자연재난인 폭염과 사회재난인 전력 사고가 결합한 ‘복합재난’으로 보고 정책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안부의 ‘폭염 중대경보 길라잡이’와 ‘폭염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등에 주거지 정전 상황을 추가하고, 무더위쉼터 등에 비상 전원을 상설 배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노후 공동주택의 전력설비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정비도 주문했다. 공동주택 구내 수전설비의 기후취약성을 전수평가해 위험등급을 매기고, 노후변압기 교체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 구리시의 한 고등학교 역사 수업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일본 군부는 전쟁에 참여한 남성 군인과 ‘위안부’ 여성을 각각 어떤 존재로 바라보고 있었을까요?” 학생들에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과 함께 ‘위안소’를 찾은 일본 군인들의 회고록이 자료로 주어졌다. 서로 다른 위치에 있던 이들이 남긴 기록을 오가며 전쟁과 성폭력의 구조를 들여다본 학생들은 단순한 분노를 넘어 국가의 책임과 인권의 의미를 묻는 질문을 만들어갔다.
고 김학순씨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지 35년이 지났다. 그동안 이를 가르치는 교실의 풍경도 달라져 왔다. 과거 일본군의 가해와 피해자의 고통을 전하는 데 무게를 뒀다면, 이제는 전쟁과 젠더, 국가 폭력과 인권의 문제로 역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플랫]‘위안부’ 생존자, 다른 이름은 ‘기적’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 교육의 변화에는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변화도 맞물려 있다. 일본군 위안부는 1992년 개정 교육과정 도입 이후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 실리기 시작하면서 점차 주요하게 다뤄야 할 역사적 사건으로 자리 잡았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문서 체계를 간소화하면서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구체적인 역사 사건의 명칭이 교육과정 본문에서 빠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를 역사과 교과서 편찬 기준에 다시 명시했다. 교과서마다 서술 분량과 표현에 차이가 생긴 한편, 교사가 수업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여지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율성이 커진 만큼 교사들이 마주한 고민도 커졌다. 지난 11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교육이 지나친 반일 감정이나 국가주의·민족주의적 관점으로 흐를 가능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피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삶이 대상화될 위험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수업이 구성되고 있다. 서울 길음초등학교 교사 배성호씨는 올해 위안부 수업을 하면서 위안부 연대 활동을 오랫동안 이어온 일본인 연구원과 학생들의 만남을 진행했다. 배씨는 “일본 정부의 잘못은 비판하되 복수와 증오가 아니라 화해와 평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경기 하안북중학교 교사 문순창씨는 “예전에는 진실을 알리고 피해 사실을 알리는 데 몰입한 교육이었다면 최근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피해자로만 전시하는 게 아니라 그 이후에 어떻게 진실을 밝히는 운동을 해왔는지 함께 본다”며 “단순히 ‘일본이 나쁘다’로 끝나는 게 아닌 전시 성폭력과 구조적 폭력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정치적 논란과 결합하거나 온라인에서 역사부정·가짜뉴스가 확산하면서 학교 현장에서 관련 주제를 다루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문씨는 “역사 부정 움직임이 커지면서 사안이 민감해지고 민원이 들어오니 교사들이 위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논쟁적인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주장과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교사들은 아이들이 충분히 논의하고 대화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인 처인고등학교 교사 이정숙씨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역사 부정을 하는 사람들의 뉴스도 함께 보고 글을 쓴다”며 “구태의연한 역사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하면 역사의식이 스스로 커지는 게 있다”고 말했다. 문씨는 “역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교화’보다 스스로 생각할 계기를 줘야 한다”며 “질문을 던지고, 필요하다면 불편함도 주고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우혜림 기자 saha@khan.kr
이노스페이스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19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20일 오전 4시30분) 자체 개발한 준궤도 로켓 세빛의 첫 시험발사를 시행했지만, 비행이 조기 종료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륙 뒤 세빛의 비행궤적이 사전 계획을 벗어나면서 발사장 안전 규정에 따라 브라질 공군이 ‘비행종단시스템(FTS)’을 작동시켰다. FTS는 비행하던 로켓에서 기술적 이상이 발견됐을 때 동체를 인위적으로 폭발시키는 장치다. 움직임을 통제할 수 없게 된 로켓이 지상 아무 곳에나 떨어지는 일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개된 약 1분간의 비행 영상을 보면 이륙 직후 꾸준히 고도를 높이던 세빛은 급격히 비행 방향을 바꾼다. 그러더니 뒤꽁무니에서 타오르던 로켓 화염이 사라지고, 동체가 분해되는 모습이 관찰된다.
이노스페이스는 FTS 작동 뒤 세빛이 브라질 해상의 안전 구역 안에 낙하했으며, 인명과 시설 피해는 생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세빛의 정확한 비행 고도·거리·시간과 임무가 조기 종료된 원인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노스페이스는 필요한 개선 조치를 시행해 후속 시험비행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빛은 추력 3t급 엔진이 달린 1단형 기체다. 고도 100㎞ 이하까지만 상승했다가 포물선을 그리며 지상으로 낙하하도록 고안됐다. 이 때문에 준궤도 로켓이라고 부른다. 인공위성처럼 지구 궤도를 지속해서 도는 물체는 싣지 않는다. 대신 짧은 기간에 지구 밖 환경을 조사하기 위한 과학 탑재체나 우주 환경에서 성능을 시험하려는 전자 부품 등이 실린다.
이노스페이스는 세빛을 바이오·의료와 신소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연구·개발(R&D)과 기술 실증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시장에 내놓는다는 복안이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첫 시험비행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와 운용 경험은 세빛의 준궤도 검증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고객이 믿고 활용할 수 있는 우주수송 플랫폼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던 이달 초 수도권 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난 잇따른 정전 사고의 원인이 국가 전체의 전력 수급이 아닌 아파트 단지 내부의 노후·소용량 변압기 등에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기후변화로 폭염이 심화하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주거지 정전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한국환경연구원의 ‘폭염-정전 복합재해 대응 기술투자 및 제도개선 방안’ 검토 보고서를 보면, 이달 초 수도권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정전 사태가 이어질 당시 국가 전력 예비율은 10%대 안팎을 유지하며 전력수급 ‘정상’ 단계를 유지했다. 정전의 원인은 국가 발전 설비 부족이 아닌 주택 단지 내부의 노후하고 용량이 부족한 변압기의 과부하였다. 보고서는 “이번 사건의 취약지점은 발전 적정성이 아니라 배전 말단과 건물 구내 수전설비”라고 지적했다.
과거보다 소비전력이 큰 가전제품이 보급되면서 가구당 여름철 피크 전력 사용량은 3~5㎾에 달한다. 그러나 1991년 이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의 세대별 전력 설계용량은 1㎾에 불과하고, 현행 주택건설기준도 가구당 3㎾ 수준이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야간에도 냉방기기 사용이 계속될 경우 변압기가 열을 식힐 시간도 줄어든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준공 25년 이상인 전국 ‘고압 아파트’(한국전력공사로부터 고압 전력을 공급받아 단지 내 자체 변전실에서 전압을 낮춰 사용하는 아파트) 6748단지 가운데 가구당 전력 설계용량이 3㎾ 이하인 단지는 4836곳으로 72%에 달했다.
노후변압기 교체 속도는 더디다. 한국전력의 노후변압기 교체 지원을 받은 공동주택은 2021년 178곳에서 2023년 103곳, 2024년 70곳으로 줄었다. 2024년에는 327개 단지가 지원을 신청했지만 21%만 선정됐다. 보고서는 가구당 설계용량이 3㎾ 이하인 노후 단지 4836곳을 연간 70곳씩 교체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약 69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폭염 속 정전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미국 애틀랜타·디트로이트·피닉스 등 3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폭염과 정전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을 분석한 최근 연구에서는 수일간의 정전이 폭염과 겹칠 경우 폭염 관련 사망률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냉방기기 의존도가 높은 도시일수록 정전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컸다.
보고서는 에어컨 보급률이 98%에 달하는 한국 역시 폭염 속 정전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하지만, 현재 관련 국가계획은 이 같은 상황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제4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2026~2030)을 보면 폭염 취약계층 대책은 냉난방기 교체, 에너지바우처 확대 등으로 전기가 정상적으로 공급되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행정안전부 폭염 대책은 사회기반시설에서 전력 공급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주거지에 대한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한국전력 대책에서도 배전 말단과 주거지역 내부 설비는 빠져 있다.
보고서는 폭염 속 정전을 자연재난인 폭염과 사회재난인 전력 사고가 결합한 ‘복합재난’으로 보고 정책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안부의 ‘폭염 중대경보 길라잡이’와 ‘폭염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등에 주거지 정전 상황을 추가하고, 무더위쉼터 등에 비상 전원을 상설 배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노후 공동주택의 전력설비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정비도 주문했다. 공동주택 구내 수전설비의 기후취약성을 전수평가해 위험등급을 매기고, 노후변압기 교체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 구리시의 한 고등학교 역사 수업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일본 군부는 전쟁에 참여한 남성 군인과 ‘위안부’ 여성을 각각 어떤 존재로 바라보고 있었을까요?” 학생들에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과 함께 ‘위안소’를 찾은 일본 군인들의 회고록이 자료로 주어졌다. 서로 다른 위치에 있던 이들이 남긴 기록을 오가며 전쟁과 성폭력의 구조를 들여다본 학생들은 단순한 분노를 넘어 국가의 책임과 인권의 의미를 묻는 질문을 만들어갔다.
고 김학순씨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지 35년이 지났다. 그동안 이를 가르치는 교실의 풍경도 달라져 왔다. 과거 일본군의 가해와 피해자의 고통을 전하는 데 무게를 뒀다면, 이제는 전쟁과 젠더, 국가 폭력과 인권의 문제로 역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플랫]‘위안부’ 생존자, 다른 이름은 ‘기적’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 교육의 변화에는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변화도 맞물려 있다. 일본군 위안부는 1992년 개정 교육과정 도입 이후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 실리기 시작하면서 점차 주요하게 다뤄야 할 역사적 사건으로 자리 잡았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문서 체계를 간소화하면서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구체적인 역사 사건의 명칭이 교육과정 본문에서 빠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를 역사과 교과서 편찬 기준에 다시 명시했다. 교과서마다 서술 분량과 표현에 차이가 생긴 한편, 교사가 수업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여지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율성이 커진 만큼 교사들이 마주한 고민도 커졌다. 지난 11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교육이 지나친 반일 감정이나 국가주의·민족주의적 관점으로 흐를 가능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피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삶이 대상화될 위험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수업이 구성되고 있다. 서울 길음초등학교 교사 배성호씨는 올해 위안부 수업을 하면서 위안부 연대 활동을 오랫동안 이어온 일본인 연구원과 학생들의 만남을 진행했다. 배씨는 “일본 정부의 잘못은 비판하되 복수와 증오가 아니라 화해와 평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경기 하안북중학교 교사 문순창씨는 “예전에는 진실을 알리고 피해 사실을 알리는 데 몰입한 교육이었다면 최근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피해자로만 전시하는 게 아니라 그 이후에 어떻게 진실을 밝히는 운동을 해왔는지 함께 본다”며 “단순히 ‘일본이 나쁘다’로 끝나는 게 아닌 전시 성폭력과 구조적 폭력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정치적 논란과 결합하거나 온라인에서 역사부정·가짜뉴스가 확산하면서 학교 현장에서 관련 주제를 다루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문씨는 “역사 부정 움직임이 커지면서 사안이 민감해지고 민원이 들어오니 교사들이 위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논쟁적인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주장과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교사들은 아이들이 충분히 논의하고 대화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인 처인고등학교 교사 이정숙씨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역사 부정을 하는 사람들의 뉴스도 함께 보고 글을 쓴다”며 “구태의연한 역사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하면 역사의식이 스스로 커지는 게 있다”고 말했다. 문씨는 “역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교화’보다 스스로 생각할 계기를 줘야 한다”며 “질문을 던지고, 필요하다면 불편함도 주고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우혜림 기자 saha@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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