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사랑하고 아끼시는 후원자 여러분들께 전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새해인사를 드립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 일터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희 부부가 여러분의 기도와 성원을 입고 몽골에 가서 생활하기 시작한 지 벌써 4개월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 동안 건강을 지켜주시고 할 일을 예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몽골대학의 체제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몽골 간호계의 인사들과의 만남, 10월에는 한국에서 김소선 연세대 간호대학장, 이광자 한국간호과학회 회장, 김의숙 ICN 이사를 모시고 개최한 간호교육 세미나 등으로 한학기가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동토의 땅 몽골에서 처음 맞는 겨울은 참으로 새로운 경험입니다. 울란바타르는 상상이 힘든 영하의 날씨(최저는 주로 영하 30도 전후에서, 최고기온은 영하 10도 사이를 오르내립니다. 수은주는 영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잊은 듯하여 온도계를 두드려 보기도 한답니다.) 털모자, 털신, 두껍고 긴 코트, 마스크로 무장을 해야 외출이 가능하답니다. 겨울의 몽골은 또 하나 특징(?)이 있습니다. 몽골 전통집 "게르"에서 때는 석탄(유연탄)의 매연이 분지에 싸인 시내 밖으로 나가지 못하여 파란 하늘 아래 또 하나의 두꺼운 회색 띠를 두른 층이 있는 도시가 됩니다. 어느날 아침에 교회 가는 길에 만난 이웃집 사모님이 커튼을 빨았더니 모래밭 같이 미세한 조각이 깔렸더라는 말을 들으며 매연의 정도를 실감하고 한국에서 가져온 황사마스크로 바꿔 쓰고 외출을 해야 했습니다. 노약자로서 등록을 하고(?) 더 기온이 내려가고 매연 공기층이 더 두꺼워 지기 전에(1월이 제일 춥다고 합니다)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신학기가 되면 돌아오겠다고 하고 떠나왔습니다(겨울 방학은 왜 이리도 짧은지요. 한 달밖에 안됩니다. 추운 때에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계절 좋은 여름에는 푹 쉬면서 놀아야 한다는 것이 그곳 사람들의 생활 방법이랍니다.)
먼저 앞으로 신학기에 하려고하는 일에 대해 간단한 보고를 드립니다.
저희의 일터인 울란바타르대학교는 기독교적 가치관을 지닌 몽골의 지도자들을 배출한다는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여러분들이 함께 사역하고 있습니다만 너무도 적은 수의 전문선교사가 있으며 교육여건이 아주 열악합니다. 특히 간호대학은 현재 2학년까지 모두 160명의 재학생들이 간호교육경험이 거의 없다시피 한 5명의 교수들과 함께 새 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2월이면 여기 학기로 2학기가 시작되는데 2학년 학생들의 전공과목, 기본간호학, 모성간호학, 건강사정이 개설됩니다. 기본간호학은 오랫동안 의과대학에서 가르친 교수가 있어 다행이지만, 모성간호학은 다른 대학에서 강사를 초청한다하여 연세대학의 명예교수 장순복교수가 와서 그 강사와 함께 교육안을 작성하고 2주간 시범 강의를 부탁하려고 합니다. 또 하나 감사한 것은 제가 지난 11월에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에 아동간호학 강의하러 간 길에 건강사정 강의하시는 미국인 교수 라미송(한국식 이름)에게 몽골에 와서 건강사정 시범강의를 부탁하였더니, 흔쾌히 협조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이렇게 다음 학기는 잘 정리가 되었습니다만, 2009학년도 9월 학기부터는 성인간호학등 많은 전공과목이 개설되어야 하므로 영어로, 한국어로 교육과정 개발과 강의를 도와주실 교수님들과 교재가 절실히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 울란바타르 대학교의 시범적인 간호교육과정으로 전 몽골의 간호교육이 모름지기 간호에 입각하는 교육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하며 많은 교수님들의 관심과 출강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또 대학교 전체로 보아도 공식적으로 기독교 교육은 금지되어 있으므로 간접적으로 기독교를 이해시킬 수 있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데 이것 또한 경험 있는 교수와 교육 자원이 절대로 부족한 실정입니다. 한국에 대한 학생들의 호감은 참 따뜻합니다만 아직까지 몇 마디 들어서 쓸 수 있는 몽골어뿐이어서 가까이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통역을 통하여 그들에게 간호에 대한 정신과 간호계의 지도자로서의 성장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려고 하는 정도입니다. 과외 활동으로 영어와 한국어를 더 배우게 하고 나이팅게일에 대해 방학 때 자료를 수집해 오게 하는 등, 작은 걸음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제 남편도 구체적으로 기독교 교육을 할 수 없는 몽골상황이므로 교양과목으로 "문화의 이해"라는 제목으로 영화를 감상하며 세계 역사와 문화에서의 기독교를 전할 수 있는 과목을 개발하여 다음 학기에 강의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겨울의 추위만큼이나 얼어붙은 듯한 "생각의 폭"이 좁고 얕아 보이는 몽골의 청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몽골의 성탄은 아직은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어 백화점에서 세일하는 수준으로 성탄 장식이 몇 개 보이는 정도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학교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시청할 수 있는 기독교 TV의 성탄 찬양을 들으며 이번 대림절을 맞고 지금은 방학 을 하여 서울에 돌아와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게 되겠지만 새해의 축복과 기쁨에 감사하며 지내시기 바랍니다. 참 많은 축복을 우리나라가 받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따라서 "나눔의 의무"가 있음을 계속 생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지난 2008년은 참 많은 깨달음을 준 해 였습니다. 명예퇴직을 할 것이라는 오랜 기간의 생각을 실천에 옮기며 삶의 터전을 몽골로 옮기게 된 것과 함께 이 같은 큰 삶의 변화와 함께 보내준 선배, 후배, 후학 등 간호로 얽혀진 많은 주변사람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아왔음에 놀라고 감사하였습니다. 어떻게 이 큰 사랑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또 하나의 의무가 주어진 듯 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에게 개별적으로 인사 못해도 저희들의 기도에서 빠지지 않고 있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8년에는 제 시어머님의 병환 또한 큰 아픔과 깨달음을 주는 사건이었습니다. 퇴직을 결정하고 갈 곳을 위해 준비하고 있던 지난 5월 1일에 집안에서 넘어지시며 고관절 골절이 되었던 것입니다. 수술은 잘 되어 회복하시던 중 15년 전에 진단받았던 신부전이 재발된 것입니다. 혈액 투석 준비를 하고 기다리던 중 별 문제가 없어 투석도 안하시고 지내오셨는데, (그래서 우리는 어머님이 천국에 가서 하나님께 투석하시고 오셨다고 감사하며 건강하게 지나셨습니다.) 수술과 함께 증상이 다시 나타난 것 입니다. 감사하게도 지금은 더 이상 신장기능이 나빠지지는 않고 투석을 하지 않고도 잘 유지하고 계십니다. 지금은 노인 요양병원에 계십니다. 시어머님의 매일이 주님과 동행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지난해의 사랑과 관심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건강한 새해가 되며 바라는 많은 일들이 형통하기를 기도하면서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 별첨한 파일은 세계기독간호재단의 소식지에 제출한 내용입니다. 함께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2009년 원단에,
오가실, 
안경덕 올림
Kasil Oh, RN, Ph. D.
Dean
School of Nursing
Ulaanbaatar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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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kasil0307@yahoo.co.kr